작년의 이야기입니다.
아내의 친구 부부가 우리 집에 놀러오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놀러와 하룻밤 자고 가기로 하였기 때문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집또리 준비)
맛집 예약하고, 동선 좋은 위치의 금강 수변공원 피크닉장도 예약하고,
집에서 먹을 간식, BGM 등 놀 거리, 이부자리 등 재미있게 그리고 불편하지 않게 준비했습니다.
(집청소)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준비는 역시 집청소였습니다.
오랜만에 본격적으로 정리, 정돈도 하고, 청소기도 돌리고, 물걸레질도 했습니다.
귀찮기도 했지만, "이럴 때 청소 안하면 언제하겠니" 하고 좋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노동요(90년대 댄스음악) 틀어놓고 오후 내내 청소하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마트 가서 장 보고, 저녁 먹고, 남은 부분 마무리했더니,
시간은 벌써 저녁 10시가 되었는데, 욕실 청소가 남았습니다.
(욕실청소)
욕실 바닥, 세면대, 변기 등 치약으로 쓱싹쓱싹.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고, 땀은 뚝뚝 흐르지만 쓱싹쓱싹.
자 이제, 욕조만 남았습니다.
(자기반성)
초심을 잃은 저는 욕조 청소를 게을리했습니다.
한창 바쁜 시기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아내와 욕조를 따로 사용하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넷)
인터넷에 욕조 청소를 검색했더니, 과탄산수소, 베이킹소다, 매직블럭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욕조 청소를 게을리 했던 저에게 철퇴가 날아왔습니다.
저런 재료로 깨끗하게 닦는 것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절망)
매직블럭으로 아무리 문질러도 헛손질입니다.
깨끗하게 닦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절망했습니다.
내일 아침에라도 업체를 불러 욕조를 뜯어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생각)
저는 욕조 바닥에 털썩 주저 앉은 배불뚝이 아저씨입니다.
내장 지방만 그득한 이 얼간이.
...
지방?
앗, 욕조에 낀 때의 근원은 나의 동물성 지방 아닌가?
동물성 지방은 주방세제로 쉽게 닦아낼 수 있지 않나?
그럼, 욕조도 주방세제로 닦아 볼까?
(주방세제)
아니 이럴수가,
주방세제로 닦았더니 다시는 사용할 수 없을 것 같던 욕조가 마법처럼 깨끗하게 씻깁니다.
뽀독뽀독 깨끗하게 설거지된 그릇같은 우리집 욕조.
앞으로 욕조청소는 주방세제만 믿고 가겠습니다.
(욕조청소 = 주방세제)
감사합니다.
ㅇ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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